작업에 대하여
각각의 삶은 공통의 구조를 통해 연결되어 있다. 나는 사진을 매개로 일상의 사물과 장소에 남은 삶의 흔적을 기록하고, 그 흔적들이 사회문화적 가치와 교차하며 만들어내는 관계를 드러낸다. 이때 사진은 특정한 삶의 기록인 동시에 때로는 다른 삶과 공명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같은 사람은 없지만 비슷한 삶의 양상은 반복된다. 이 반복에서 발생하는 감응과 구조 발견의 가능성을 탐색한다.
표면의 말 : 황학동 만물시장에서 시작한 간판기록의 연속과 확장
중고재래시장의 지역성을 소재로 시작한 작업이다. 간판은 서체 중심의 조형성과 범주로 묶을 수 있는 단어의 집합을 통해서 고유한 특색을 드러낸다. 이를 계기로 분단의 현실을 탐색한 《평화와 통일》 작업이 이어졌고, 동시에 손글씨 간판도 꾸준하게 수집하고 있다. 누적된 작업은 Label Gallery에서 개인전으로 정리되었고, 이후에 협업을 통해 몇몇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이 과정에서 작업의 경계를 확장하는데 도움을 얻을 수 있었다. 기존의 기계적인 반복에 머물지 않고, 이미지전사 기법과 주목하지 않던 소재를 활용하게 되었다. 전사를 이용한 《비늘》과 플라스틱백을 이용한 《헐렁한 점퍼》 등, 문자에 기반한 보다 적극적인 조형 작업으로 나아가고 있다.

